주말 오후, 롯데콘서트홀의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차가운 공기 속에 섞인 묘한 긴장감이었습니다. 프로들의 연주회는 정제된 완벽함을 기대하게 하지만,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주축이 된 파시오네트 레드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달랐습니다. 악기 케이스를 조심스레 안고 분주히 움직이는 단원들의 표정에서 연주 자체를 진심으로 즐기려는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졌거든요. 무대 조명이 켜지기 전, 현을 조율하는 소리만으로도 이미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아마추어라는 수식어 뒤에 숨겨진 무서운 열정지휘자가 총보를 암보하고 무대에 올랐을 때, 객석에선 작은 술렁임이 일었습니다. 음악을 단순히 악보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흐름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증거니까요.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