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소식

2026 교향악축제, 경기필하모닉과 함께한 토요일의 기록

클뮤즈 2026. 4. 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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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그치고 유독 맑았던 지난 2026년 4월 18일 토요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활기찼습니다. 매년 4월이면 찾아오는 교향악축제는 저에게 일종의 연례행사이자 음악적 에너지를 수혈받는 시간입니다. 작년 회원음악회에서 보여준 경기필의 탄탄한 균형감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홀리 최 지휘자와 첼리스트 최하영이 꾸리는 이번 프로그램은 예매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게 만들더군요.

 

공연의 맛을 살리는 박스석의 발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박스석은 1층의 밀도와 2층의 조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매력적인 자리입니다. 다만 시야각을 고려한 선택이 필수적이죠.

 

이번 공연은 2층 박스2 7번 좌석에서 관람했습니다. 처음 도전해본 박스석은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박스 하나당 여덟 명만 앉을 수 있는 프라이빗함 덕분에 이동이 무척 자유로웠죠. 무엇보다 왼쪽 박스에 앉으니 협연자의 연주하는 모습과 손끝의 움직임이 아주 잘 보였습니다. 1층의 현장감과 2층에서 내려다보는 편성의 조화를 동시에 잡은 셈입니다. 물론 3층 박스는 시야 제한이 심하다는 평이 많으니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은 신중하시길 바랍니다.

 

최하영의 엘가, 흠잡을 곳 없는 세련된 슬픔

2022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최하영의 엘가 협주곡은 테크닉적으로 완벽했으나, 제가 마음속에 품어온 자클린 뒤 프레의 절규와는 다른 층위의 연주였습니다.

 

사실 저는 이 곡을 들으러 가기 전, 전설적인 자클린 뒤 프레의 영상을 반복해서 시청했습니다. 덕분에 공연장 의자에 앉아 최하영의 연주를 듣는 내내 묘한 대비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죠. 그녀의 연주는 매우 깨끗하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소위 '솔리스트다운 쇼맨십'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더군요.

 

뒤 프레의 엘가가 비통함에 젖은 이의 절절한 울음이라면, 최하영의 엘가는 슬픈 연기를 아주 정교하고 아름답게 해내는 배우의 눈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클래식 연주자의 해석이 관객의 가슴을 어디까지 건드릴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 지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앵콜곡에서 보여준 실내악적 기량은 정말 빛이 났습니다. 단원들과 어우러질 때 발휘되는 그 편안함은 솔로곡보다 더 큰 울림을 주더군요. 리사이틀로 다시 만나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 기대가 됩니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1악장의 우려를 씻어낸 완주

2부의 라흐마니노프는 솔직히 초반에 당황했습니다. 1악장에서 현악과 관악이 따로 노는 듯한 불협화음이 들렸거든요. 지휘자 홀리 최의 시선이 주로 현에 머물러 있어서 관악 파트가 고군분투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아, 오늘 좀 불안한가?' 싶었는데, 놀랍게도 속도감이 붙는 2악장 도입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단단하게 합이 맞춰지더군요. 역시 오케스트라는 한순간의 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3악장은 감동적이었습니다. 클라리넷보다 오보에와 플룻의 활약이 돋보인 날이었죠. 30대인 제가 들어도 인생의 깊이를 고민하게 만드는 그 멜로디는, 70대가 된 것처럼 저를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습니다. 마지막 4악장을 몰아치는 에너지까지 더해지니 객석의 환호는 당연한 결과였죠.

 

자주 묻는 질문(FAQ) ❓

박스석은 정말 시야 제한이 많나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박스석은 위치마다 시야 차이가 매우 큽니다. 보통 1~2번 쪽은 무대 측면이 가려질 확률이 높으니 중앙 쪽 박스나 협연자가 잘 보이는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전체적인 균형감이 좋고 단원 간의 호흡이 빠르게 복구되는 유연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오늘처럼 초반에 흔들리더라도 2악장 이후 빠르게 정돈되는 모습은 훌륭한 오케스트라만이 가진 내공입니다.

교향악축제는 예매가 필수인가요?

인기 있는 오케스트라의 경우 토요일 공연은 빠르게 매진되는 편입니다. 예술의전당 유료회원 가입을 통해 선예매 권한을 활용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마무리하며

홀리 최 지휘자가 단원들을 향해 보내던 존중의 눈빛과, 곡이 끝난 뒤 경직되었던 단원들의 표정이 밝게 풀리던 그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대곡을 연주하며 함께 고생한 이들만이 나눌 수 있는 전우애 같은 게 느껴졌거든요. 앵콜곡으로 보여준 재지한 분위기까지, 경기필하모닉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매년 돌아오는 교향악축제이지만, 이렇게 좋은 연주를 듣고 나면 또 내년을 기다리게 됩니다. 음악이 있어 다행인 토요일이었습니다.

 

본 후기는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공연장 좌석 시야나 연주에 대한 감상은 개인의 주관적 견해임을 밝힙니다. 상세한 공연 정보는 예술의전당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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